“길 위에서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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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작성일22-07-07본문
우리 교회와 오랫동안 교제 해온 제주도 한경면에 있는 한경 교회를 아실 것입니다. 그곳 학생들이 두 차례나 우리 교회에 오기도했고, 또 우리 청년들이 3번이나 수련회를 간 장소입니다. 이 교회에서 조금 가면 올레길 13번 코스가 나옵니다. 그 올레길을 가다보면 길가에 자리하고 있는 ‘순례자의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는 아주 작은 교회입니다. 내부가 2.5평 밖에 되지 않아서 서너 명이 들어가면 꽉 찹니다. 이 교회는 다른 교회들과는 달리 민가가 없는 한적한 들판, 올레길가에 세워져 있습니다. 예배와 목회를 위한 교회가 아니라 올레길을 걷는 사람들을 섬기기 위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사역자들은 보이지 않지만 늘 깨끗하고 잘 정돈된 채 사람들을 맞고 있습니다. 안에 들어가면 작은 냉장고에 시원한 물이 준비되어있고, 차분하게 앉아서 묵상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있습니다. 올레길을 걷던 사람들이 잠시 쉬면서 영혼의 안식을 얻고, 순례와 같은 인생길에서 자신을 차분하게 돌아보게 해 줍니다.
주목할 것은 교회의 이름을 ‘순례자의 교회’라고 붙여놓았다는 것입니다. 올레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이 순례와 같은 것임을 암시해 줍니다. 그렇지 않아도 올레길을 걸으며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생은 저 천성을 향해 걷는 순례와 같은 것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이 교회당 정면에 이렇게 켈리그래피(예쁜 서체)로 써놓았습니다. “길 위에서 묻다” 그렇지 않아도 쫓기듯 살다가 무엇인가 사색하고자 올레길에 오른 사람들에게 물으라고 권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인생이 무엇인지?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무엇 위해 살고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권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너무 긴 고난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젠 현실 앞에 조금씩 지쳐가는 무기력한 모습들이 보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끝은 하나님의 시작입니다. 다시 우리의 가는 길 위에서 시선을 흐트리지 말아야 합니다. 솔로몬이 생각이 납니다. 전 2:11에서 “그 후에 내가 생각해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내가 수고한 모든 것이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이로다” 솔로몬이 인생 말년에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 생각을 해보니 그동안 자신이 해온 그 모든 일이 다 헛되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 12:13을 보면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문이니라” 솔로몬의 생각의 결론입니다. 바로 하나님이었던 것입니다.
지금의 코로나 위기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여기까지 지켜주셨다는 확신과 그 희망을 끌어안고 길 위에서 노래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생각해 보니 계속될 코로나 위기가 종식될 때까지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이라고 노래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자! 우리 모두 가는 이 길 위에서 여전히 함께하시는 그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고 나아가는 삶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022년 2월 서재에서
여러분의 섬김이 안두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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