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신앙칼럼 (성벽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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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작성일16-11-01본문
성벽에 서서
2,500여년 전 유다 총독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벽봉헌식을 특이하게 기획했습니다. 100년이 걸려도 엄두를 못 냈던 성벽 재건을 불과 52일 만에 해냈는데, 바로 그 성벽 위에 올라가서 봉헌식을 했습니다. 제사장 에스라가 이끄는 절반의 유다 백성은 성벽 위 오른쪽으로, 총독 느헤미야가 이끄는 나머지 절반은 왼쪽으로 돌아 정확히 예루살렘 성전에서 합류했습니다. 왜 성벽 꼭대기에 섰을까? 토목공사에 한창 박차를 가하고 있었을 때 원수들의 방해공작은 집요했습니다. 암몬 사람 도비야는 심지어 여우 한 마리만 올라가도 성벽은 무너질 것이라고 조롱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유다 백성 전부가 올라가도 성벽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성벽 꼭대기에 서서 원수들의 콧대를 낮추려고 했던 것입니다.
한때 성도(聖都)였던 예루살렘이 잡풀만 우거진 폐허가 되다시피한 도성에 인구 재배치를 끝내고 곳곳에 활기찬 기운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장면을 성벽 위에서 내려다 봤을 때 가슴이 벅차올랐을 것입니다. 밖으로 원수들의 회유와 협박을 차례로 물리쳐야만 했고 안으로 관료들과 부자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해야만 했습니다. 한참 공사를 서두르고 있었을 때 부유층의 고리대금으로 신음하는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에 사무쳤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공사였지만 내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제아무리 튼실한 성벽을 쌓아도 다시 무너질 것을 알았기에 우선 일대 개혁부터 단행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기득권을 놓으려 하지 않던 지배층도 느헤미야의 솔선수범에 백기투항을 했습니다. 총독생활 12년 동안 자신은 물론 친척들까지 녹을 먹지 않았고, 새 예루살렘 건설이 활발해짐으로써 땅값이 폭등했지만 땅 투기를 일절 하지 않았다. 서슬 퍼런 결기로 스스로 모범을 보이자 마침내 백성들을 착취해 자신의 배를 살찌우는 오랜 관행에 길들여져 온 부유층도 순순히 따라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느헤미야의 눈부신 지도력은 최단기간에 성벽 중수 작업을 완료했다는 사 퓽 아닌, 새 예루살렘에 거주할 시민들의 영적· 도덕적인 재무장에 가장 큰 공을 들였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이것이 느혜미야가 꿈꾸던 진정한 부흥입니다. 이제 한해를 결산하기 앞서 우리는 다시 지난 한해를 감사의 끈으로 동여 메고 남은 시간을 달려가고자 합니다.
세속의 물결이 헤엄쳐 목적지를 도착하려는 우리들의 숨 쉬는 것조차 방해하는 거센 탁류를 마셔가며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이제 모두 하나로 하나님의 말씀 앞에 서십시요!! 그리고 성령의 인도로 자신을 돌아 보십시요!! 그래도 내가 여기까지 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성숙한 성도는 자꾸 안 되는 쪽에 자신의 삶을 배수진 칩니다. 그래서 고통을 짊어지고 희생하며 말없이 진리의 길을 갑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들은 늘 불평과 안 되는 이유에 자신을 포함시키지 않은 채 공동체에게 아픔을 줍니다. 그래도 감사하십시다!! 그래서 벽돌 한 장 한 장이 모여 성벽을 이루어 가듯 그렇게 준비할 때 주님이 기뻐하는 결실의 기쁨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추수 감사 절기를 기대하며
2016. 11월 부족한 종 안두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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